영락하면 금방 등 돌리는 세상 인심
세상만사 바람 따라 흔들리는 촛불
경박한 남편은 한술 더 떠
새 첩실 얻어 금이야 옥이야 하는구나
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꽃잎을 접는
자귀꽃은 오히려 때를
알고
원앙새도 홀로 깃들이지 않거늘
새 첩실 웃는 것만 보이고
어찌 본처의 통곡소리 들리지 않는가
산속의 샘물은 맑으나
산을 나온 샘물은 탁해지더라
하녀는 구슬을 팔고 돌아오는데
댕댕이덩굴로 초가집을 수리한다.
꽃 꺽어 머리에 꽂는 대신
*측백열매 가득히 움켜쥐고
추운 날 엷은 소매로
노을 비낀 대나무에
기대 서 있는 절세가인